


입원 중에도 이어진 업무, 결국 사망… 법원이 인정한 ‘업무 스트레스’의 책임
이번 마중 레터에서는 만성췌장염을 앓던 근로자가 입원 치료 중에도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고인은 사내에서 회로 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로, 평소 급성·만성췌장염을 앓고 있었습니다. 건강 악화로 여러 차례 퇴사를 요청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입원 치료 중에도 업무를 계속 수행해야 했습니다. 또한 반복된 임금 체불과 업무 부담은 고인에게 상당한 정신적·경제적 스트레스를 안겨주었습니다. 결국 고인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쓰러져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하였습니다.
유족들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과 1심 법원은 개인 질환에 의한 사망이라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법무법인 마중은 고인이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도 업무를 지속해야 했던 근무환경과 장기간 누적된 업무 스트레스에 주목했습니다.
법원은 업무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의 자연적인 진행 경과를 넘어 건강 악화를 가속화했으며, 회복이 필요한 입원 기간에도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또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체내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질환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아들여,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번 사례는 산재 인정 여부를 단순한 근무시간이나 기저질환 유무만으로 판단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휴식과 회복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지속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또한 근로자의 건강권과 회복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근무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